처음 만난 남녀가 동시에 서로에게 반해 사랑의 스파크를 일으킨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재혼희망자들의 경우 이성과의 만남에 있어 초혼자들보다 훨씬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므로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에게 반하기'란 쉽지 않다.
한쪽은 다른 한쪽에게 마음을 뺏겼는데 정작 그 다른 한쪽은 별다른 감정이 없다며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절대 실망할 필요는 없다. 사랑도 노력하면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8개월 전 한 남성 회원과 여성 회원의 미팅이 있었다. 호탕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남성 회원은 자신과는 달리 차분하고 얌전해 보이는 여성에게 강한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조금은 새침해 보이지만 가식 없어 보이는 그녀와 좀 더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만나보고 싶다"는 남성 회원의 말에 여성 회원의 의사를 물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미팅하던 날 둘이 대화도 잘 통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던 걸로 봐서 그 여성분도 저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아요"하고 자신하던 남성 회원의 얘기와는 달리 여성분은 "별로 그 분을 다시 만날 생각이 없는데요"하며 단박에 애프터를 거절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특별히 싫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것이다.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한번 더 만나보라"고 몇 번 권해보았지만 여성 회원은 끝내 수락하지 않았다.
남성분이 혹 실망하거나 자신감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전화를 걸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남성 회원은 '허허' 웃으며 "그 분도 저에게 호감을 가진 줄 알았는데 제 생각이 틀렸네요.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싫다고만 하지 않으면 ok할 때까지 계속 시도해볼 작정입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남성 회원의 끈질기고 적극적인 구애 작전이 시작됐다. 맑은 날엔 맑은 날대로 '날씨처럼 좋은 하루 보내라', 비 오는 날엔 비 오는 대로 '우산 꼭 챙겨 가라' 등의 문자를 보내는 가 하면 늦게 귀가하는 날에는 직접 차로 집에까지 데려다 주는 등 작은 일까지 꼼꼼하고 자상하게 챙겨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6개월 후, 드디어 여성 회원은 남성분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교제를 시작했다.
3개월 간의 교제를 마친 후 청첩장을 들고 온 두 사람의 표정은 참 행복해 보였다. 여성 회원에게 "왜 진작 더 빨리 남성분의 마음을 받아 주지 않았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묻자 "처음에는 이런 마음이 얼마나 가는지 한번 지켜보자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만나면 만날수록 그 자상함과 섬세함에 오히려 제가 빠져들었지 뭐에요"하며 얼굴을 붉혔다. 이런 두 분을 보니 '이런 게 바로 천생연분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