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지 10년이 지난 전문직 남성 회원이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 배우자와의 사별로 인한 충격과 아이들 뒷바라지로 정신 없이 지내다가 어느 날 문득 뒤돌아 보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나 있더라는 것이었다.
이제 좀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나 했더니 자식들은 장성하여 각자 제 생활 하느라 바쁘고, 주위 친구들은 부인들과 '운동이다, 여행이다'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늘 적적하고 외로울 그 분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갔다.
"주위의 눈치가 보이지만 이제라도 마음 맞는 좋은 여성 만나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그 분의 소박한 소망을 듣고 있자니 커플매니저로서 큰 사명감마저 느껴졌다.
정회원으로 가입한 남성분은 몇 번의 만남을 가졌지만 번번히 '어긋나기만 한 만남'이었다. 남성분이 호감을 갖는 여성은 남성분에게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고 남성분에게 호감을 갖은 여성은 남성분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남성 회원보다 한 살 연하의 여성이 가입을 했다. 남성분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아주 여성스럽고 지적인 분위기의 회원이었다. '이번에는 정말 잘 되셨으면 좋겠다'는 커플매니저의 소망이 간절해서였을까.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4개월 여의 교제기간을 거쳐 자녀와 지인들의 축복 속에서 소박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한 여성이 상담을 하러 왔는데 "커플매니저님 얘기 많이 들었어요"라며 친근하게 인사를 해왔다. 알고 보니 앞서 말한 커플 중 여성 회원의 친구였던 것이었다. 여성 분은 최근 재혼한 친구가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새 인생을 사는 것을 보고 본인도 용기를 내어 이렇게 찾아오게 됐다고 했다.
또 여성분은 "그 두 사람이 서로 어찌나 좋아하는지 길을 걸을 때도 절대 손을 놓지 않고 주위에 누가 있건 없건 개의치 않고 사랑 표현을 한다니까요. 제 친구지만 그렇게 어린애처럼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은 전에는 별로 본 적이 없어요"라며 가슴 뿌듯한 소식도 전해주었다.
사랑은 전염성이 강한 것 같다. 여성분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 회원님께도 꼭 좋은 인연을 소개해드려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