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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을 뒤늦게 맞춘 남성
2006-05-22
약간 쌀쌀한 날의 오후. 55세의 남성 고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졸의 전직 고위공무원으로 현재는 퇴직하고 상가임대업을 하는 분이었다. 

다음날 상담실에서 그 분과 마주앉았다. 180cm 정도의 키에 보통 체형을 가진 점잖은 모습의 중년신사였다. 3년 전에 이혼해 혼자 살아왔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한 분이었다. 이미 장성한 아들 둘을 출가시켰고 다복한 삶을 꾸려오신 것으로 보였다.  
조금 이야기를 나눈 후 그분에게서 내면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머리 속으로는 ‘이 분에게는 이런 여성이 필요하겠구나’ 하며 구체적인 이미지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분의 말에 따르면 은퇴 후 지루하고 답답한 일생을 보내시다 우연히 행복출발을 알게 되어 용기를 내셨다고 한다. 이성상에 대해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4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을 만나고 싶어하셨다. 이유는 젊게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젊은 사람과 살아야 젊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분이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여성의 연령대가 문제였다. 물론 소개는 가능했지만 정서적인 면 등 염려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이런저런 조언을 해보았지만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연령 부분만은 그럴 수 없다고 완강한 태도를 보이기에 남성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지었다.

이렇게 상담을 하다 보면 남성분들이 어린 여성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재혼 역시 초혼과 마찬가지로 한두해 사귀는 연인이 아닌 남은 삶의 진정한 동반자를 만나야 하는데 남성은 무조건 나이 차이를 넓게 보려 하기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회원가입 절차가 끝나고 소개가 진행되었다. 보름 동안 40대 초반의 여성을 세 분 소개해 드렸다. 남성 회원님은 본인의 바람대로 젊은 분들을 만나 기쁘신 반면 사고방식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며 갈등하기 시작했다. 호감이 있는 상대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교제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던 중 커플매니저를 다시 찾아오셨다. 꼭 재혼을 하고 싶다는 거였다. 그 동안 만난 여성들이 좋은 분들이고 마음에 들었지만 뭔가 잘 맞지 않는 답답함을 느껴 상담차 찾아오셨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매니저가 권하는 여성과 만나보겠다고 마음을 바꾸셨다. 이미 남성 회원님이 처음 오셨을 때 어떤 분을 소개해야 하는지 정답을 알고 있었기에 이제는 커플매니저의 의지대로 맞는 분을 소개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그 후 47세 여성과 49세 여성, 두 분을 소개해드렸다. 남성 회원님은 49세 여성과 정신적인 교감이나 생각들이 맞는다고 하셨다. ‘매니저님이 말씀하시는 게 바로 이런 거였군요.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하며 감사를 표하셨다. 
이 두 분은 자녀가 이미 다 큰 상태였고 가정환경이 비슷해 우선 어울리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연령대가 비슷했다. 두 분은 가을에 재혼 해 지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재혼에 있어서 편안함이 얼마나 중요한 지 느끼게 하는 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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